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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PART3 일관성의 원칙

by 조선카우보이 2022. 6. 20.

PART 3 - 일관성의 원칙

 


요약
심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자신의 말과 신념, 태도, 행동 등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유지하는 듯 보이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런 일관성 선호의 성향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일관성 있는 성격은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둘째, 사회적 평판 외에도 일관성 있는 행동은 대체로 일상생활에도 유리한 영향을 미친다.
셋째, 일관성 있는 태도는 복잡한 현대 사회를 헤쳐나가는 소중한 지름길을 제공한다. 
이전의 결정과 일관성을 유지하면 미래에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관련 정보를 전부 심사숙고할 필요가 줄어들고, 이전 결정을 기억해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면 되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설득을 위해서는 첫 번째 입장 정립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단 어떤 입장을 취하면 그 입장과 일관성 있는 요구에 더 쉽게 동의하는 경향이 있다.
일단 어떤 입장을 취하면 그 입장과 일관성 있는 요구에 더 쉽게 동의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설득의 달인들은 상대에게 자신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행동과 일관성 있는 입장을 취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모든 입장 정립이 미래의 일관성 있는 행동을 끌어내는 데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입장 정립이 미래의 일관성 있는 행동을 끌어내는 데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입장 정립은 적극적이고 공개적이며 수고스럽고 자발적(강요에 따른 것이 아닌) 일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입장 정립은 잘못된 경우일지라도 '자동 강화'를 통해 스스로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취한 입장이 옳다고 믿게 해주는 새로운 이유를 만들어내 계속 정당화를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부 입장 정립은 처음에 그런 입장을 취하게 했던 상황이 완전히 변한 후에도 오랫동안 효과를 유지한다. 이런 현상은 '낮은 공 던지기' 같은 일부 기만적인 설득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가 된다.

상대가 부당한 일관성 압력을 가해 승낙을 얻어내려 할 때 이를 알아차리고 저항하려면 우리 몸에서 나오는 두 가지 신호에 집중해야 한다. 
'뱃속이 불편한 느낌'은 입장 정립과 일관성 함정에 빠져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승낙해야 할 때 찾아온다.
이럴 때는 상대에게 어리석은 일관성을 유지하느라 불합리한 요구에 응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신호는 이와 달리 최초의 입장 정립이 잘못되었다는 확신이 없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럴 때는 "시간을 되돌려 지금의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래도 같은 입장을 취했을까?"라고 자문해봐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순간적인 느낌이 정답이라 할 수 있다.
입장 정립과 일관성 전략은 특히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50세 이상의 연령층에 가장 효과가 높다.



<일관성의 원칙>
(마지막에 저항하는 것보다 처음에 저항하는 것이 더 쉽다)

일관성의 원칙이란?
자신이 이미 한 말이나 행동과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그리고 남들에게도 그렇게 보이려는) 욕망이다.

경마장에서 사람들은 일단 베팅을 하고 나면 자신이 선택한 말의 우승 가능성을 베팅 전보다 더 확신한다.

'일단 어떤 선택을 하거나 입장을 취하면, 우리는 스스로나 다른 사람에게 기존의 태도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그 압력 때문에 우리는 이미 내린 결정을 정당화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래야만 자신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할 수 있고, 당연히 그 결정으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일관성의 위력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성향은 정말 우리가 평소에 하기 싫어하던 일까지 하게 할 정도로 강력한가?
경우에 따라 우리 자신의 이익과 정반대되는 행동까지 하게 함

이유?
일관성이 대부분의 상황에 적합한 가치있는 특성이기 때문
사람들은 흔히 일관성이 없는 성격을 바람직하지 못한 특성으로 여긴다.
신념과 행동, 말 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엉뚱하거나 표리 부동한 사람, 심지어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
반면에 수준높은 일관성은 대개 뛰어난 인격과 지성이 연상된다. 일관성은 논리와 합리성, 견실함과 정직함의 핵심이다.

일관성이 있는 성격은 확실히 우리 문화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언제나 일관성 있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분명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관성이 없다면, 제멋대로 살다가 결국 삶이 엉망이 될 것이다.

신속한 결정
일관성은 대부분 유익하게 작용하므로 우리는 간혹 곤란한 상황에서도 자동적으로 일관성을 발휘하곤 한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일관성을 발휘하면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런 맹목적인 일관성조차 나름의 매력이 있다.

첫째, 자동화된 대부분의 반응과 마찬가지로, 일관성 역시 복잡한 현대 생활에서 지름길을 제공한다.
어떤 주제에 대해 일단 마음을 정하면, 일관성을 고수하는 편이 훨씬 편하다.
그 주제에 대해 더 이상 궁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주제에 관한 자료를 찾아 정보의 바다를 헤맬 필요도 없고, 찬반을 결정하려고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도 없으며, 어려운 결정을 내리느라 골머리를 앓을 필요도 없다.
어떤 주제와 맞닥뜨렸을 때 그저 일관성 기록 장치만 '누르고, 작동하면', 무엇을 믿고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바로 알게 된다.
과거에 내린 결정에 맞춰 일관성 있는 생각과 말, 행도만 하면 된다.

이런 편리함의 매력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 고도의 정신적 집중과 에너지가 필요한 복잡한 현대 생활을 비교적 손쉽게 헤쳐나가도록 편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동적인 일관성 반응을 억제하기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끊임없이 사고(thinking)를 계속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일단 일관성 기록 장치가 작동하면 우리는 사고라는 고역에 심하게 시달릴 필요 없이 일상의 일들을 즐겁게 처리해 나갈 수 있다.
"사고라는 진짜 노동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사람이 못할 일이 없다."

자기기만의 요새
기계적 일관성에는 약간 비뚤어진 두 번째 매력이 있다.
우리가 심사숙고를 피하는 이유는 힘들고 어려운 인지적 작업 때문이 아니라 심사숙고의 가혹한 결과 때문인 경우도 많다.
엄밀한 사고를 통해 너무도 분명한,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결론에 도달할까 두려워 정신적인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다.
세상에는 차라리 몰랐으면 싶은 불편한 진실이 있다.
이런 경우 자동적 일관성을 통해 이미 프로그램된 무의식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면, 곤란한 현실을 피해 안전한 요새에 숨을 수 없다.
완고한 일관성이라는 요새 안에 숨어 이성의 포위 공격을 피하려는 것이다.

초월명상 프로그램 강의에서 이성적 사고가 가져올지 모를 불편한 결과를 피하려고 일관성의 요새 안에 숨어버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목격함
통계학 및 기호논리학을 전공한 교수가 초월 명상 프로그램 강사들의 복잡한 주장에서 어떤 부분이 왜 모순되고, 비 논리적이며, 근거 없는지 정확히 지적함
하지만 예상과 달리 청중들은 프로그램을 수강하기 위해 몰려들었음
수강을 신청한 사람들은 현실에서 자신들만의 심각한 문제를 끌어안고 살고 있는 탓에 해결 방법을 애타게 찾고 있었음, 따라서 강사들을 믿을 수만 있다면 초월명상에서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함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몹시 강렬하다 보니 초월명상이 그 해결책이라고 믿고픈 마음이 몹시 간절했다.
일단 결정을 내리면 필요할 때마다 일관성의 기록 장치가 작동을 시작한다.
생각 없이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얼마나 마음 편한 일인가.
->인터넷에서 쓰레기 강의가 매우 잘 팔리는 이유 (처음에는 항상 무료 샘플로 시작한다)

애타는 숨바꼭질
만약 자동적인 일관성이 귀찮은 사고 과정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면, 우리의 맹목적인 승낙을 바라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그 일관성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경솔하고 기계적인 상대의 반응으로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자동적 일관성의 성향은 금광이나 다름없다.
그런 사람들이 필요할 때마다 우리의 일관성 기록 장치를 얼마나 능숙하게 작동시키는지, 우리는 걸려들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마치 주짓수 고수처럼 교묘한 상호작용으로 우리의 일관성 추구 성향을 자신들의 이익으로 바로 연결시켜버린다.

완구회사의 책략
부모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겠다고 약속한 장난감을 줄이는 방법
사려던 제품이 품절이 되면 부모들은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장난감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대체할 것임
물론 이런 대체품들은 완구회사에서 반드시 충분한 양을 공급해준다. 그러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면 완구회사들은 일부러 품절시켰던 그 특별한 장난감을 또 광고하기 시작함
그러면 아이들은 그 장난감을 전보다 더 갖고 싶어 함 부모한테 달려가 징징 짜면서 '사준다고 약속했잖아'하고 졸라 댐
그러면 부모들은 자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또 터덜터덜 완구매장으로 갈 수밖에 없음

역사상 이런 마케팅 전략의 가장 완벽한 사례는 바로 1980년대 중반 크리스마스 시즌에 엄청난 광고홍보와 함께 출시되었으나 도무지 매장에 공급되지 않던 25달러짜리 '양배추 인형(Cabbage patch Kids)'이었다.
인형을 구하느라 혈안이 된 부모들이 완구 매장 앞에서 육탄전을 벌이기도 했고,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경매에서 25달러짜리 인형을 700달러에 낙찰받기도 했다.

일관성의 열쇠는 '입장 정립'
일단 상대에게 어떤 입장이나 태도를 취하게 한다면, 이후로는 일관성의 원칙을 이용해 상대에게 자동적이고 무분별한 행동을 유도해내기 쉽다는 것이다.
사람은 일단 어떤 입장을 정하면 그 입장과 일관성 있게 행동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자연스럽다. 심지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직전에 어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에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 최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전략들의 공통적인 목적은 일단 우리로 하여금 어떤 발언이나 행동을 하도록 한 다음 이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요구를 승낙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

무조건 문서로 만들어서 고객에게 서명을 받으세요. 선불을 받으세요. 고객을 조종하고 거래를 조종하세요. 가격만 맞으면 지금 당장 차를 구매하겠냐고 물어보세요. 고객을 꼼짝 못 하게 밀어붙이세요.
이분야의 전문가인 스탠코는 고객의 승낙을 얻어내려면 고객의 입장을 확실하게 정립시켜 '조종'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원봉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 전략
사람들에게 기금모음 자원봉사를 요청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질문, 사람들은 조사자나 스스로에게 몰인정한 사람으로 보이기 싫어 자원봉사에 참여하겠다고 대답함
며칠 후 다시 전화를 걸어 기금 모금 자원봉사를 요청하자 지원율이 700퍼센트나 증가함
->일단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져 미래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고 그 후 재 접근해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한다.
요즘 시대에는 무조건 얼굴을 보고 진행해야 한다. 전화로 이야기하면 누군지 알 수 없을뿐더러 효과도 떨어짐 무조건 대면해서 실행해야 한다.

포로수용소에서는 밀고자들에게 큰 혜택을 줄수록 반란에 미리 대비하기가 수월해짐
한국 전쟁 당시 수 많은 미군 포로들이 중국 공산당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음
중공군은 특히 무자비한 태도를 피하고 이른바 '관용정책'이라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는 사실상 포로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정교한 심리 공격이었다.
"탈출 사건이 발생하면, 중공군은 밀고자에게 보통 쌀 한 봉지를 주는 방법으로 탈출한 포로를 다시 잡아들였다." 실제로 중공군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거의 모든 미군 포로가 이런저런 방식으로 중공군에 협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입장 정립'이 중요한 이유
고객이 상품을 선택 했을 시 고객의 입장뿐만 아니라 선택의 이유까지 분명히 밝히도록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한 이유를 위해 상당히 많은 일을 한다.
-인간관계에서도 중요 할 것으로 판단. 이성과의 데이트에서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봐야 한다. 상대방이 나에게 더욱 확신을 가질 수 있음-

중공군의 미군포로 설득 방법
낮은 단계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중공군은 주로 입장 정립 및 그에 따른 일관성 유지 압력을 이용해 포로들의 복종을 유도했다.
예를 들어 중공군은 포로들에게 전혀 심각해 보이지 않는 반미적 또는 친공 산주의 적 발언 ("미국은 완벽하지 않다", "공산국가에는 실업 문제가 없다" 등)을 하도록 요구했다.
포로들이 이런 작은 요구를 수용하면, 그와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좀 더 실질적인 요구가 이어졌다.
우선 미군 포로에게서 미국이 완벽하지 않다는 동의를 얻어내면, 어떤 면이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해보라고 요구하는 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어,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리스트를 작성해 서명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다른 포로들과의 토론 시간에 자신이 작성한 목록을 직접 읽도록 했다.
목록을 읽으면 "결국 당신은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 거지?"라는 식의 질문을 했고, 나중에는 작성한 목록을 더 확대하고 미국의 문제들을 더 자세히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그로고 나면 중공군은 해당 포로수용소뿐만 아니라 북한의 포로수용소 및 남한의 미군들에게까지 송출하는 반미 성향의 라디오 방송에서 그 포로의 실명을 밝히면서 그가 작성한 문서를 공개했다.
그 미군 포로는 순식간에 적을 돕는 '협력자'로 전락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미군 포로가 강력한 위협이나 강제에 따라 그 글을 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만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자신의 자아 이미지가 자신의 행동 및 '협력자'라는 새로운 꼬리표에 맞도록 변했을 뿐이다.

영업조직에서도 이 같은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영업사원들은 작은 제품에서 시작해 점점 큰 제품으로 판매를 확대한다.
첫 거래의 목표는 이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거래에 끌어들이는 것이므로 아무리 값싼 제품이라도 상관이 없다. 그런 방식으로 고객을 처 거래에 끌어들이고 나면 자연스럽게 더 큰 규모의 거래로 발전해 간다.

영업 관련 잡지 <아메리칸 세일즈맨>에는 이 점을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설명해놓았다.
이 전략의 핵심은 작은 주문에서 시작해 상품 전체로 판매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라. 혹시 상대방이 전화 상담에 들인 시간과 노력에 전혀 못 미치는 작은 주문을 한다 해도, 일단 주문한 이상 그는 이제 잠재 고객이 아니다. 진짜 고객이 된 것이다.
작은 요구에서 시작해 결국 그와 관련한 더 큰 승낙을 얻어내는 전략을 '한 발 들이밀기(foot-in-the-door)' 전략이라고 한다.

캠페인 시작의 중요성? - 동질감 형성 및 그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자
주민들에게 '캘리포니아를 아름답게 지킵시다'라는 내용의 청원서에 서명해달라고 부탁했음, '우리 주를 아름답게 유지하자'는 주장은 '정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나 '태교를 잘하자'와 같은 주장처럼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는 주제이기에 당연히 거의 모든 집주인이 서명했음
그로부터 2주 후 똑같은 가정에 새로운 '자원봉사자'를 파견해 흉물스러운 '안전 운전하세요!' 입간판을 앞마당에 세우게 해달라고 부탁하게 했다.
어떤 면에서는 이번 집주인들의 반응이 이 연구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이었다. 무려 절반이나 되는 집주인들이 '안전 운전하세요!' 입간판 설치에 동의한 것이다. 
그들이 2주 전에 했던 입장 정립의 주제는 안전운전이 아니라 '캘리포이나를 아름답게 지킵시다'라는 전혀 다른 공익적 주제였는데도 말이다.
'캘리포니아를 아름답게 지킵시다'라는 내용의 청원서에 서명한 행동이 왜 전혀 다른 내용에, 훨씬 더 큰 부탁을 기꺼이 수락하는 원인이 되었을까? 여러 가지 해석을 검토한 결과, 마침내 수수께끼의 해결책에 이르렀다.
청원서에 서명한 행위 자체로 주민들의 자아 이미지가 바뀌었던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시민의식을 발휘해 공공의 일에 적극 참여하는 모범 시민으로 인식했다. 그런데 2주 후, '안전 운전하세요!' 간판을 세우는 또 다른 공익을 위한 일에 참여해달라고 요청받자, 새로 형성된 자신의 자아 이미지와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역시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일에 참여하거나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느낌이 달라진 것이다. 일단 하나의 요청을 수락한 뒤 주민들의 태도가 변했다.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이런 종류의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 낯선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 자신이 믿는 일을 실천하는 사람, 대의를 위해 협력할 줄 아는 사람으로 여겼다.

아무리 사소한 요청도 함부로 승낙하지마라
그 승낙이 우리의 자아 개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의 승낙은 그와 유사하지만 훨씬 규모가 큰 요구는 물론이고, 실제로 그와 거의 관련이 없는 수많은 다양한 요구에도 승낙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소한 입장 정립 속에 숨어 있는 이런 식의 2차적이고 일반적인 영향력은 대단히 무서운 점이다.
사소한 부탁이라도 들어주면 안되는 이유는 이런 행동이 내 미래의 행동뿐 아니라 내 자아 이미지에도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 사람의 자아 이미지가 변하면 그 새로운 자아 이미지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거기서 온갖 종류의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성과 지성
'한 발 들이밀기'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상대의 사소한 입장 정립을 이용해 자아 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열광한다.
이를 통해 평범한 시민을 '모범 시민'으로, '잠재 고객'을 '진짜 고객'으로, 전쟁포로를 '협력자'로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자아 이미지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작할 수 있다면, 상대를 새로운 자아 이미지와 일치하는 온갖 종류의 요구에 자연스럽게 따르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입장 정립이 자아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입장 정립이 이런 효과를 발휘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다. 적극적이고 공개적이며, 수고스럽고, 자발적이어야 한다.

마법 같은 행동
상대의 감정과 신념을 파악살 수 있는 진짜 증거는 말보다 행동에서 나온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상대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싶을 때도 똑같은 증거, 즉 자신의 행동을 이용한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 태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천은 바로 자신의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입장 정립의 도구로 문서 작성
첫째, 자신의 행동에 대한 물리적 증거가 된다. 일단 중공군이 원하는 대로 문서를 작성하면, 미군 포로는 자신의 행동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순전히 말만 했을 때와 달리 글이라는 증거를 남긴다면 자신의 행동을 잊어버리거나 부인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둘째, 작성된 문서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 당연히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들의 태도를 문서에서 제시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 무엇보다 문서를 작성한 사람이 자신의 신념을 솔직하게 글에 담았다는 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가 있다.
사람들은 누군가 작성한 문서에는 그 사람의 진실한 태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놀라운 점은 그 문서를 자의로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계속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영리한 정치가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식으로 상대에게 뭔가 '꼬리표'를 붙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대표적인 인물로 전 이집트 대통령 안와르 사다트를 꼽을 수 있다. 사다트는 국제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상대국이 얼마나 협조적이고 공평한 국가인지 익히 알고 있다고 협상 상대를 추켜세웠다.
이런 식의 칭찬으로 그는 상대의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했을 뿐 아니라 협상 상대의 정체성을 자신의 목적 달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시켰던 것이다. 
사다트가 협상의 달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협상 상대에게 유지해야 할 평판을 부여함으로써 자기 신에게 유리한 행동을 이끌어낸 덕분이라고 말한다.

적을 이용하려면 평판을 부여해서 일관성의 원칙이 유지되게 만들어야한다.
일단 입장정립을 하고 나면 자아 이미지는 양쪽으로부터 일관성의 압박을 받게 된다. 
내적으로는 자신의 자아 이미지에 걸맞은 행동을 하라는 압박이, 외적으로는 자신의 자아 이미지를 다른 사람들의 인식에 맞춰 조정하라는 은밀한 압박이 가해진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작성한 문서에 진심이 담겨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자아 이미지가 문서 내용과 일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

청약철회(cooling-off)에 맞서는 문서 작성의 마력
방문 판매 회사들은 거래 취소율을 줄일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을 찾아냈다. 계약서 작성을 영업사원이 아니라 고객에게 맡기는 방법이었다.
한 유명 백과사전 회사의 영업 훈련 프로그램에 따르면, 고객에게 직접 서류를 작성하도록 하면 '나중에 계약을 취소하지 못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심리적 방어막'이 된다고 한다.

왜 대부분의 기업들은 구매후기 전략을 사용하는가?
구매 후기 경연되회의 숨은 목적, 즉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보증하게 하는 것은 정치 백일장의 숨은 목적, 즉 최대한 많은 미군 포로들이 중국 공산주의를 보증하게 하는 것과 똑같다.
진행 방식 또한 같다. 참가자들은 수상 가능성이 거의 없어도 매력적인 상품을 받으려고 자발적으로 글을 쓴다. 그들은 자신의 글이 입상하려면 제품에 대한 칭찬을 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따라서 칭찬할 만한 제품의 특징을 열심히 찾아내 글로 묘사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한국전쟁의 미군 포로 수백 명과 미국 소비자 수십만 명이 공산주의와 제품의 매력을 문서로 보증하고, 결국 문서 작성의 '마력'에 따라 자신이 글로 쓴 것을 실제로 믿는다.

입장 표명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들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서브웨이(Subway) 식당 체인의 냅킨에는 '2001년까지 10,000호점 설립'이라는 문구가 예언처럼 새겨져 있었는데, 목표 달성은 요원해 보였고, 소비자들은 CEO의 계획 따위에 아무 관심도 없었으며, 가맹점들은 오히려 목표가 달성될 경우 경쟁만 치열해질 것을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
그러자 CEO는 "목표를 냅킨에 새겨 넣으면 세상이 다 알게 될 테고, 그러면 나는 그 목표를 꼭 달성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서브웨이는 목표 달성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목표를 초과해 성장하고 있다.

대중의 눈
문서 작성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 효과적인 이유 중 하나는 문서는 공개하기 쉽기 때문이다.
공개적 입장 표명이야말로 가장 오래도록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 말이다.
다른 사람 앞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면, 일관성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그 입장을 고수하려는 욕망이 생긴다.
일관성 없는 사람은 변덕스럽고, 불확실하고, 귀가 얇고, 경솔한 사람으로 매도되는 반면 일관성 있는 사람은 이성적이고, 확실하고, 신뢰할 만하고, 건전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므로 누구나 자신이 일관성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행위를 꺼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자신의 입장을 공개할수록 체면상 그 입장을 더욱 고수하려 들 것이다.
일관성보다는 정확성이 생명인 상황에서도 이런 완고함이 나타날 수 있다.

나쁜 습관을 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
비만 클리닉의 경우, 체중 감량 목표를 종이에 적어 친구, 친척, 이웃 등 되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주라고' 유도한다.
모든 방법에서 실패한 사람도 이 간단한 방법으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이런 식의 공개 선언 전략은 자존심이 세고 자의식이 강한 사람들에게 효과가 뛰어나다.

수고의 효과
입장 정립에 더 많이 노력할수록 태도 또한 확연히 달라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 증거는 우리 주변은 물론이고 저 멀리 원시부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노쇼를 줄이는 방법?
식당 주인은 예약 담당자에게 예약을 받을 때 "예약 변경이나 취소를 원하시면 미리 전화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예약 변경이나 취소를 원하시면 미리 전화를 주시겠습니까?"라고 묻고 나서 잠시 기다리며 답변을 들으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예약 손님 비율이 30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급감했다.

말 한마디 바꿨을 뿐인데 어떻게 그런 큰 변화가 일어났을까? 예약 변경이나 취소를 원할 때 다시 전화해달라고 요청한 다음 잠시 기다리며 손님의 약속을 받아낸 것이 주효했다.
고객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하게 함으로써 고객이 약속을 지킬 확률을 높인 것이다.

수고스러움은 무엇을 해지하고자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작용할까? (나의 경험)
롯데카드를 해지하기 위해 대기를 1시간가량 한 적 이 있는데, 상담사가 카드 해지 방어를 위해, 이 카드는 언제나 해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혜택을 받고 해지 신청을 다시 하는 게 어떻냐는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
한 시간 동안 상담사 연결을 기다렸기 때문에 나중에 전화를 했을 때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 또한 완고한 입장을 취하여 해지 취소 권유에 대한 의견을 무시하고 카드 해지에 성공하였다.
취소라는 주제에서,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해 고객이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도 해지 방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반대로 내가 무엇을 구매하고자 하는 입장에서 나를 오래 기다리게 만드는 것은 구매확률을 높이는 매개로 작용할 수 있다.

혹독함의 기능?
엄청난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고 뭔가를 얻은 사람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같은 것을 획득한 사람보다 그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인간에게, 노력해서 얻은 것을 더 좋아하고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 한, 이 집단들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입회 의식을 지속할 것이다.
구성원의 자긍심과 연대의식 함양에 관심이 있는 단체라면 가혹한 신고식 과정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보기 - 대한민국 입시문제도 마찬가지일까?

내적 선택
사람의 자아 이미지와 장래 행동을 가장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적극적이고 공개적이며 수고스러운 입장 정립인 듯하다. 그러나 효과적인 입장 정립을 위해 위의 세 가지를 합한 것보다 더 중요한 뭔가가 필요하다.

사교클럽 입회 의식에는 왜 사회 봉사 활동을 포함하지 않는가?
왜 중공군의 백일장 대회에서의 상품은 그렇게 보잘것없었는가?

상황 자체는 크게 다르지만, 사교클럽이 사회봉사활동을 입회 의식에 포함하지 않는 것은 중공군이 작은 상품만 내걸어 미군 포로들의 백일장 참가 유인을 줄인 것과 같은 이유이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선택을 '온전히' 책임지기 바란 것이다.
어떤 핑계나 변명도 허용되지 않는다. 호된 신고식을 치른 예비회원에게 그것이 자선활동이었다고 생각할 여지를 주어선 안된다. 작문에 반미적인 내용을 덧붙인 미군 포로도 그것이 대단한 상품을 받기 위한 위장술이었다고 둘러댈 수 없어야 한다.
사교클럽과 중공군 모두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 억지로 상대의 입장 정립과 헌신을 짜낸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내적 책임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사회과학자들은, "우리는 강력한 외부 압력 없이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행동에 대해서만 내적 책임을 느낀다"라고 주장한다.
큰 보상 역시 그런 외부 압력 중 하나다. 큰 보상에 따라 특정한 행동을 할 수는 있지만 그 행동에 대해 내적 책임을 느끼지는 못한다. 
결과적으로 적극적인 입장 정립은 불가능하다. 강력한 위협도 마찬가지 작용을 한다. 즉각적인 복종은 이끌어낼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헌신은 유도하기 어렵다.

실제로 물질적 보상이 크면 어떤 행동에 대한 내적 책임이 줄어들거나 '손상'되고, 나중에 보상이 사라지면 같은 행동을 하기 싫어지게 된다.

자녀 양육과의 관계?
이런 사실들은 자녀 양육과 관련해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자녀가 어떤 규칙을 정말 믿고 따르도록 이끌고 싶다면 지나친 선물 공세나 지나친 위협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 외부 압력은 일시적인 복종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일시적인 복종 이상을 원한다면, 다시 말해 자녀가 진심으로 그 규칙에 동의하고 부모가 옆에서 외적 압력을 가하지 않을 때도 계속 규칙을 따르게 하고 싶다면, 반드시 자녀가 규칙에 대해 내적 책임을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
로봇을 가지고 노는것은 나쁜 짓이야, 로봇을 가지고 놀면 무서운 아저씨가 와서 벌을 줄 거야 < 로봇을 가지고 노는 것은 나쁜 짓이야
강한 위협을 받지 않았을 경우  효과가 더욱 뛰어났다.
원하는 효과를 얻으려면 훨씬 더 섬세한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아이가 항상 신뢰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면서도 바로 그것이 신뢰의 이유라고 생각할 정도로 분명하지 않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처음에 아이한테서 부모가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그 행동에 대해 개인적 책임을 느끼도록 하는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외부 압력을 가장 적게 느끼는 이유가 가장 좋다.
"의지에 거스르는 동의를 한 사람은 전혀 의견이 바뀐 것이 아니다"

자동 강화
설득의 달인들이 '입장 정립'을 선호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내적 변화는 처음 변화가 일어난 상황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상황 전체에 확대 적용된다.
둘째, 변화의 영향은 지속적이다. 따라서 누군가 일단 자신의 자아 이미지를, 예를 들어 봉사정신이 투철한 시민상으로 바뀌는 행동을 한번 하게 되면, 여러 다양한 상황에서 봉사정신을 발휘할 확률이 높다.
또 자신의 새로운 자아상을 유지하는 한 앞으로도 봉사정신을 발휘하는 행동을 지속할 확률이 높다.
내적 변화로 이어지는 입장 정립에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내적 변화에 자동 강화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설득의 달인들은 변화를 강화하려고 일부러 힘들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
일관성의 원칙이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봉사정신이 투철한 시민이라는 자아 이미지를 갖게 된 사람은 자동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자신이 바르게 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고, 전에는 몰랐던 봉사활동의 새로운 가치에도 눈을 뜨게 된다. 
전에는 들리지 않던 시민활동과 관련한 새로운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그런 주장을 더욱 설득력 있게 느낀다. 정리하자면, 자신의 신념 체계와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욕구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사회 봉사 활동이 옳다고 스스로 확신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입장 정립을 정당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이유를 만드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이유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처음 봉사활동을 결심하게 한 원래 이유가 사라져 버려도, 새로 발견한 이유만으로 얼마든지 자신이 옳은 일을 했다는 확신을 유지할 수 있다.

일부 부도덕한 설득의 달인들은 이런 특성을 이용해 막대한 이득을 취한다.
우리가 일단 어떤 선택을 하면 그 선택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이유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악용해, 그들은 그럴듯한 유인 요소를 제공해 선택을 이끌어낸다.

자동차 판매상들의 '낮은 공 던지기(throwing a lowball)' 전략
영업사원들은 먼저 고객이 관심을 보이는 차에 대해 경쟁사보다 거의 400달러 정도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 할인 가격은 거짓이다.
영업사원은 그 가격으로 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다. 그의 목적은 잠재 고객이 자동차를 자신의 대리점에서 구매하기로 '결정'하게 하려는 것이다.
일단 잠재 고객이 결정을 내리면, 고객을 더욱 깊이 끌어들이기 위해 계약 관련 서류를 한 뭉치 작성하게 하거나, 금융 관련 조건들을 결정하게 하거나,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전에 하루 정도 시운전을 해보면서 '자동차를 직접 느껴보고 이웃이나 직장 동료들에게도 보여주라고' 권한다.
이런 행위를 하는 동안 고객은 자신의 선택을 지지하고 자신의 투자를 정당화할 새로운 이유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 대개는 견적서에서 '실수'가 발견된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이 깜빡하고 에어컨 비용을 추가하지 않아 고객이 에어컨 설치를 원한다면 원래 견적에 400달러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식이다.
고의라는 의심을 피하려고 일부 영업사원들은 금융 관련 서류를 처리하는 은행 측에서 자신의 '실수'를 발견하도록 한다. 또는 마지막 단계에서 상사의 결재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거래 조건을 검토하던 상사가 '대리점에 손해가 된다'는 이유로 거래를 취소하는 것이다. 수만 달러짜리 거래를 하는 고객 입장에서 400달러 정도 추가하는 것이 무슨 대수겠는가?
영업사원이 계속 강조하듯이 400달러를 추가해봐야 어차피 경쟁사와 같은 가격인 데다, '당신이 원하는 차가 바로 이 차가 아닌가?'

훨씬 교활한 형태의 '낮은 공' 전략은 영업사원이 고객의 중고차 매입가를 시세보다 높게 책정해 신차 판매와 중고차 매입을 한데 묶는 방법이다.
고객은 영업사원이 제시한 높은 중고차 매입가에 마음이 끌려 얼른 거래를 승낙한다. 그러나 계약서에 서명하기 직전, 중고차 담당자가 달려와 영업사원이 제시한 중고차 매입가가 400달러 높게 책정되어 원래 시세 수준으로 매입가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은 중고차 매입가를 시세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정당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낮은 매입가를 수용할뿐더러 종종 자신이 '순진한'영업사원의 호의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죄책감까지 느낀다.
한 번은 자신에게 이런 식의 '닞은 공'전략을 사용한 영업사원에게 몹시 난처한 얼굴로 연신 사과를 하는 여성 고객을 목격한 적도 있다. 
여성 고객은 신차 매입계약에 서명했을 뿐 아니라 영업사원에게 거액의 수수료까지 챙겨주었다. 영업사원은 상처받은 듯한, 하지만 수수료 덕분이 기분이 약간 풀렸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어떤 '낮은 공'전략이든 기본적인 전개 과정은 같다. 먼저 고객의 긍정적인 구매 결정을 유도할 만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다.
하지만 고객이 결정을 내리고 계약서에 서명하기 직전, 처음 제시한 유리한 조건을 슬그머니 철회한다. 그러면 도무지 고객이 거래를 수락할 것 같지 않은 불리한 조건만 남는다.
그런데도 효과가 있다. 물론 모든 고객이 넘어가지는 않지만, 어쨌든 수많은 자동차 대리점에서 주요 판매 전략으로 이용할 만큼의 효과는 발휘된다.

'낮은 공'전략의 놀라운 점은, 상대가 형편없는 선택을 했는데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별 볼 일 없는 대안밖에 제시할 수 없는 사람들이 특히 이 전략을 좋아한다. 그들은 개인적, 사교적, 사업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낮은 공'전략을 활용한다.

일관성의 원칙에 대응하는 자기 방어 전략
입장 정립과 일관성 원칙이 결합된 설득의 무기를 방어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일관성 원칙에 따르는 것이 대체로 유용하고 때로 필요하지만, 경우에 다라 어리석고 경직된 측면도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적 일관성은 대체로 경제적이고 적절한 반응을 가능하게 하는 유용한 측면도 있어 우리 삶에서 완전히 제거해버릴 수는 없다.
만약 이전의 결정이나 행동을 자동적으로 반복하지 않고 일일이 모든 것을 심사숙고해서 행동해야 한다면 중요한 일을 수행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것이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위험하고 기계적인 일관성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일관성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일관성이 어리석은 선택을 유도하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몸에는 그런 순간을 미리 경고해주는 두 가지 신호가 있다.

뱃속이 불편한 느낌에 반응하라
첫 번째 신호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하고 싶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일관성의 덫에 걸려 어떤 일을 승낙해야 할 때는 뱃속이 불편한 느낌이 든다.

일관성 원칙을 악용하려는 사람들을 처리하는 방법?
상대가 나에게 하는 짓을 정확히 이야기해주는 것임, 이 기술을 사용하면 완벽한 반격이 가능하다.
상대의 계략에 넘어가 내가 앞서 했던 말이나 행동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리석게도 상대의 요구를 승낙하려는 순간 뱃속이 불편한 느낌이 들면 나는 즉시 상대가 벌이는 짓을 정확히 이야기한다. 
일관성 유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불합리한 일관성은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나의 반격에 상대가 죄책감을 느끼며 움찔하든, 무슨 말인지 몰라 이리둥절하든 상관없다. 어쨌든 나는 승리했고, 나를 이용하려던 상대는 패배했기 때문이다.

마음속 깊은 곳의 느낌을 포착하라
위장은 그다지 예민하고 섬세한 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남의 계략에 넘어가는 것이 '분명한' 순간에만 알아차리고 신호를 보내온다.
속임수에 걸려든 것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위장이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다른 단서를 찾아야 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어떤 대상에 대해 지적으로 인식하기 직전의 아주 짧은 순간 동안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어떤 대상에 대한 우리의 느낌이 그 대상에 대한 생각과 항상 다르다거나 생각보다 언제나 더 믿을 만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감정과 신념이 간혹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은 여러 가지 증거로 입증된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 이미 헌신한 탓에 그에 따른 합리화가 일어나는 상황이라면, 신념보다는 감정이 더 진실에 가까울 수 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떤 것이 진짜 이유이고 어떤 것이 합리화를 위해 스스로 만들어 낸 이유인지 구분해야 한다.

특별 취약 부류
자신이 예전에 한 말이나 행동과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유난히 강해 입장 정립 전략에 특별히 취약한 사람들이 있을까?
다음 두 가지로 정리가 가능하다.

나이
태도와 행동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특별히 강한 사람들은 당연히 일관성을 이용하는 설득 전략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일관성 선호 경향이 높은 사람들은 '한 발 들이밀기'나 '낮은 공 던지기' 전략을 사용해 어떤 요청을 했을 때 승낙할 확률이 확실히 더 높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일관성 선호 경향이 높아졌으며, 50세 이상 피험자들의 경우 자신이 기존에 취한 입장과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피험자들 중 가장 강했다. 
또 노년층을 대상으로 사기꾼들이 주로 입장 표명과 일관성 전략을 사용해 상대를 함정에 빠뜨리는 것도 이해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사기꾼들은 먼저 목표물에게 사소한 약속을 받은 다음(때로는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한 다음), 목표물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강요하면서 돈을 뜯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테이프 녹취록에서 발췌한 다음 인용문으로 사기꾼들이 일관성 선호 성향이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일관성 원칙을 무기로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아니에요, 그냥 말씀만 하신 게 아니라 주문을 하신 겁니다. 주문을 하셨다고요."
"지난달에 주문서에 서명하셨잖아요. 벌써 잊으셨어요?"
"3주 전에 약속을 하셨는데요."
"지난주에 분명히 약속을 하셨습니다."
"5주 전에 주문해놓고 이제 와서 약속을 어기시면 안 되죠. 그러시면 안 됩니다."

개인주의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 같은 개인주의적인 나라에서는 개인의 자아가 중심인 데 비해, 그보다 집단주의적인 나라에서는 집단의 중심인 경향이 있다.
개인주의자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할 때 주변 사람들보다는 자신의 경력과 의견, 선택 등을 주로 참고한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자신이 예전에 한 말이나 행동을 수단으로 삼는 설득 전략에 특히 취약하다.
개인주의자들은 자신이 기존에 했던 행동을 근거로 앞으로 해야 할 행동을 결정한다. 따라서 개인주의가 강한 사회의 구성원들, 특히 노년층은 작은 요청으로 시작하는 설득 전략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작고 조심스러운 한 걸음이 깊고 맹목적인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20620

일관성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평판이 중요한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기에, 특히 대한민국이라는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나라에서는 더더욱 중요하다.

때문에 한국인들의 대부분은 특히 유행에 민감하고, 남들이 한다면 무조건 해야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최근 사이비 종교지도자들의 인기 비결에 대해 혼자 고민해 본 적이 있다. 

나는 그들이 진정 설득의 달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입장에서 그들을 판단하자면 파렴치한 사기꾼에 불과하겠지만, 광신도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그들의 지도자를 신처럼 모시고 받든다. 사람들의 내부적 심리요인을 적절히 자극하여 종교에 귀의하게 한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방문 판매원처럼 그들이 발품을 팔아가며 사람들을 설득시키려고 하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어서 일 것이다. 누군가 걸려들면 그들의 지인들에게까지 자연스럽게 영향력이 행사되니, 이야말로 손 안 대고 코 풀기 아닌가? 또한 일단 좋다고 소문나면 속는 셈 치고 한번 해 보는 것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부터가 관건일 것이다. 어떻게 그들은 잠재고객을 자신들의 진정한 고객으로 변화시켰을까?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변해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서히 물들인다는 것, 어떤 것이 그들에게 동질감을 유발하는 기재였을까? 종교에 귀의하게 한 후 동 집단내의 사람들과만 유대관계를 맺게 하고 모든 외부 요인들을 차단시키는 것일까? 그 상태에서 배반자가 되어, 고립되어버린다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집단에서 버림받았다는 공포감 그리고 사이비 종교에 귀의했었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두려워서 빠져나오고 싶어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그들이 만들어 놓은 안전장치가 무엇이길래 대체 사람들은 그렇게 목숨까지 바쳐가며 종교에 귀의하는 것일까? 정말 궁금하다. 불안을 팔아 돈을 버는 방법,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종교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회가 혼란할수록 신에게 더 의지하듯, 어떤 인생의 변곡점이 그들에게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진정한 영업의 달인을 하나 꼽으라면 사이비 종교의 리더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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