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상호성의 원칙
<요약>
사회학자 및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상호성의 원칙에는 인류 문화의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규범이 담겨있다.
무엇이든 받은 대로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뭔가 받은 사람은 상호성의 원칙에 따라 갚을 의무가 생기므로, 사람들은 자기만 손해 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제공할 수 있다.
상호성 원칙에 내재된 미래지향적 의무감 덕분에 사회에 유익한 온갖 종류의 지속적 인간관계, 상호작용, 교환 등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은 어린 시절부터 상호성 원칙을 준수하도록 훈련받으며, 규칙을 어기면 사회적으로 심각한 제재와 비난을 받는다.
상호성 원칙은 누군가의 부탁에 대해 승낙 여부를 결정할 때 자주 영향을 미친다.
설득의 달인들이 선호하는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는 먼저 호의를 제공하고 보답을 요구하는 방법이다.
이 전략을 이용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상호성 원칙의 세 가지 특징 때문이다.
첫째, 상호성 원칙은 그 힘이 매우 강력해서, 어떤 부탁의 승낙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다른 요소들까지 압도해버린다.
둘째, 상호성 원칙은 자신이 원치 않는 호의에도 적용되기에 신세 지고 싶은 대상을 선택할 수 없으며, 결국 선택권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간다.
셋째, 상호성 원칙은 불평등한 교환을 일으킬 수 있다. 부채의식에 따른 불편한 느낌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사람들은 간혹 자신이 받은 호의보다 훨씬 더 큰 호의를 요구하는 부탁도 승낙한다.
상호성 원칙의 기본원리를 살짝 변형한 또 다른 방법으로도 상대의 승낙을 유도할 수 있다.
호의를 베풀어 상대의 보답을 유도하는 대신, 먼저 양보를 함으로써 상대의 양보를 끌어내는 방법이다.
'거절 후 양보' 전략 또는 '문전박대' 전략이라고도 하는 이 설득 기술은 상대가 양보를 하면 나도 양보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용한다.
처음엔 거절당할 것이 뻔한 무리한 요구를 하고 나서 한 발 물러나 작은 요구(원래 바라던 것)를 하면 마치 양보처럼 보여 상대의 승낙을 받아낼 확률이 높아진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절 후 양보' 전략은 승낙을 받아낼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상대가 합의사항을 실천할 확률, 미래에도 이와 유사한 요구를 승낙할 확률까지 높다고 한다.
상호성 원칙의 위력을 이용해 승낙을 얻어내려는 사람을 상대하는 최선의 방어 전략은 상대의 제안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첫 번째 호의나 양보는 선의로 받아들이되, 나중에 음흉한 속셈이 드러날 경우 호의나 양보를 술책으로 재정의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일단 그런 식으로 재정의하고 나면 상대에게 호의나 양보로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상호성의 원칙>
상호성의 원칙 -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핵심 (받은 대로 갚아야 한다)
모든 빚을 갚아라, 마치 신에게 빚진 것처럼.
상호성의 원칙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상호성의 원칙은 타인의 호의나 선물, 초대 등이 미래에 우리가 갚아야 할 빚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부채의식을 수반하는 상호성이라는 강력한 특징은 인류 문화 전반에 널리 퍼져 있고, 모든 종류의 교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호성의 원칙에서 비롯된 고도의 부채 시스템은 인류 문명의 독특한 특징임
사회 발전을 이루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가 바로 미래지향적 의무감이라고 주장
인간 사회는 강력하고 광범위한 미래지향적 의무감을 공유함으로써 엄청난 발전을 이룸
원조와 무상제공 방어와 거래 등의 세련된 협력 체계가 가능해지면서 사회 전체에 엄청난 이익이 발생해서 인류가 발전하게 된 것임
의무감이 미래 지향적이기는 하나 지속 기간에는 한계가 있음 특히 비교적 작은 호의의 경우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보답하려는 마음이 약해짐
그러나 기억에 남을 만한 대단한 선물을 받았을 때에는 의무감이 상당히 오래 지속됨
상호성의 작동 방식
인간 사회는 상호성의 원칙에서 상당한 이득을 얻고 있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들도 상호성의 원칙을 신뢰하고 따르도록 확실히 훈련받고 있음
우리는 모두 상호성의 원칙을 어기지 말라고 배웠으며 이를 어길 경우 사회적 제재와 비난을 받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받기만 하고 내주려 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체로 혐오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파렴치하고 배은망덕 한 인간, 무임승차자 등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항상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부채의식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에게 걸려들 때도 많다.
상호성의 원칙을 이용해 어떤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는 일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물건을 판매하기 전에 영업 활동을 하는 행위 (가짜 호의) - 받았으니 돌려줘야 한다고 자동 반응하게 된다.
B2B나 B2C 영업 활동 같은 경우 미리 눈치를 챌 수 있지만, 친구 또는 지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행위들은 미리 예상하기 어렵다.
압도적인 위력
상호성의 원칙이 다른 사람의 승낙을 얻어내는 효과적인 도구로 이용되는 이유는 상호성의 원칙이 지는 압도적인 위력 때문임
그 힘은 몹시 강력해서 부채의식 같은 감정이 없다면 단박에 거절당할 법한 요청에도 '네'라는 응답을 이끌어 내는 경우도 많음
호감 < 신세를 지고 있으니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
'나는 준다의 미래형은 무엇인가?' → '나는 받는다'
정치가의 착각 또는 은폐
정치판 역시 상호성의 원칙이 위력을 발휘하는 영역인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정치가가 상호성의 원칙을 사용함
고위 선출직 공무원들이 서로 호의를 주고받는 '정실주의'를 통해 정치판을 부도덕한 동료애로 오염시키고 있음
어떤 법안에 대한 투표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 노선과 어긋난 표를 던지는 의원이 있다면 대부분 해당 법안의 발안자에게 신세를 갚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아무리 훈련을 통해 분별력과 비판력, 조심성을 겸비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끈질긴 상호 교환의 유혹에 흔들린다면 주관을 유지하기 어려움
공짜 샘플은 없다
상호성의 원칙은 판촉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음
공짜 샘플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기술 중 하나임
공짜 샘플 판촉은 대부분 잠재 고객에게 관련 제품의 일부를 미리 제공해 선호도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
제조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대중에게 제품의 장점을 소개하고 싶을 것임
그러나 공짜 샘플의 진짜 매력은, 이 역시 일종의 '선물'이다 보니 상호성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공짜 샘플로 판촉을 하는 업체들은 마치 제품 홍보에만 목적이 있는 척하면서 사람들에게 공짜 선물이 주는 자연스러운 부채의식을 심는다.
전쟁 중 빵을 적군에게 건네준 포로의 이야기나 디너파티에서 와인과 치즈를 권유받은 무장강도 사건
상호성의 원칙의 위력은 주는 행위뿐만 아니라 거절하는 행위에서도 큰 힘을 발휘함
우선 인간은 도움을 받으면 되갚아야 한다는 의무 의식을 지니게 되지만 도움받지 않거나 그 상황에 거절한다면 딱히 갚아야 할 이유도 없고 거절하기도 쉬워짐
원치 않는 호의도 갚아야 한다
원치 않는 호의를 받았을 때도 부채의식이 촉발되곤 하는데, 상호성의 원칙은 받은 대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며, 자신이 원해서 요청한 것을 제공받았을 때에만 부채의식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상호성 원칙의 성립 목적은 사람들 사이에 호혜적 관계의 발전을 촉진해 누군가의 손실에 대한 두려움 없이 호혜적 관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물 교환과 관련해 인류 문화에 존재하는 사회적 압력을 설명하면서, 세상에는 '줄 의무'와 '받을 의무', '갚을 의무'가 있다고 말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갚을 의무가 상호성 원칙의 핵심이라면, 받을 의무는 상호성 원칙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받을 의무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빚을 지고 싶은 사람만 선택해 빚을 질 수 없다.
결국 호혜적 관계의 주도권은 남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호의를 거절하면 되는 것 아닌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의를 거절하는 것을 무례하다고 생각함
거절하는 것은 상호성의 원칙을 지지하는 문화적 압력에 맞서는 것
상품과 선물의 차이?
많은 단체들이 뜻밖의 선물이 일으키는 의무감을 이용함
기금 모금을 요청하는 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 개인용 주소 라벨, 축하 카드, 열쇠고리 등을 동봉한 편지를 보내는 자선 단체들이 많음
'동봉한 물건은 우리 단체에서 드리는 선물로 생각해달라, 우리가 요청하는 것은 물건 대금이 아니라 선물에 대한 작은 성의 표시일 뿐이다'
아무리 원하지 않는 선물이라도 일단 선물에 대해서는 보답을 해야 한다는 강력한 문화적 압력이 있지만, 원하지 않는 '상품'을 억지로 구매해야 한다는 압력은 전혀 없다.
상호성의 원칙은 처음에 직접 호의를 주고받은 사람들한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속해 있는 집단 구성원한테까지 확대 적용된다.
상호성의 원칙은 불공평한 교환을 일으킨다.
처음 호의를 제공하는 사람이 첫 번째 호의는 물론 보답의 형태까지 결정할 수 있는 까닭에 상호성의 원칙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사람은 얼마든지 불공평한 교환을 유도할 수 있다.
부채의식은 상당히 불쾌한 감정이며 대게 상호성 원칙을 어겨 다른 사람의 호의를 받기만 하고 보답할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배척을 받는다.
상호성 원칙의 명령을 어기는 사람들은 사회적 반감을 피할 수 없으며 남을 등쳐먹는 배은망덕한 사람이 돼버린다.
그들은 기피대상 1순위가 되지 않기 위해 때때로 불평등한 교환에 동의한다.
내적인 불쾌감과 외적인 수치심이 결합하면 상당한 심리적 비용이 발생함
이 심리적 비용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상호성 원칙에 따라 종종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내주는 사람들의 행동도 그다지 이상해 보이지 않음
또한 보답할 수 없는 처지일 때는 꼭 필요한 부탁조차 하지 않으려는 심정도 이해할 수 있다. 차라리 물질적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 심리적 비용을 치르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상호성의 원칙은 인간관계에 대부분 적용되지만, 가족이나 오랜 친구 같은 장기적인 관계에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상호성은 필요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아무리 친구 사이일지라도 불공평한 교환이 지속적으로 벌어지면 불만이 생긴다.
상호 양보
상호성의 원칙을 이용해 상대방의 승낙을 얻어내는 또 하나의 방법
이 방법은 상대에게 먼저 호의를 제공하고 보답을 요구하는 직접적인 방법보다는 약간 미묘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훨씬 더 효과적
호의에 호의로 보답해야함 때문에 양보는 양보로 보답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옴
사례
보이스카우트 소년이 5달러 티켓을 권유 -> 거절 -> 그러자 소년은 1달러짜리 초코바를 권유 -> 승낙
소년은 큰 부탁을 철회하고 작은 부탁으로 바꿈 -> 당사자도 거절에서 승낙으로 입장을 바꿈 (티켓에도 초코바에도 관심이 없었지만)
모든 인간 집단은 그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기를 원함 그러나 실제로 구성원들은 상대가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부터 내놓은 경우가 많음
따라서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는 협동 과정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수용 불가능한 이런 첫 번째 요구를 철회하도록 해야 함
이를 위해서는 타협을 촉진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상호 양보가 바로 그런 과정임
'거절 후 양보' 전략
상호성의 원칙은 타협 과정을 지배하기 때문에, '먼저' 양보를 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설득 기술이 될 수 있다.
이 간단한 전략을 '거절 후 양보(rejection-then-retreat)' 전략이라고 하며, 흔히 '문전박대(door-in-the-face)'전략이라고도 한다.
당신이 나한테 어떤 부탁을 하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승낙 확률을 높이는 한 가지 방법은 내가 틀림없이 거절할 만한 무리한 부탁을 먼저 하는 것이다.
그래서 거절을 당하면, 그제야 원래 염두에 두었던 작은 부탁을 한다.
부탁의 순서만 제대로 설정한다면, 나는 당신이 두 번째 내놓은 작은 부탁을 나에 대한 양보로 인식하고 나도 그에 걸맞은 양보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결국 당신의 두 번째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한 부탁을 앞세워 승낙을 유도하는 작은 부탁이 반드시 '작은'부탁일 필요는 없다. 첫 번째 부탁보다 작기만 하면 되며, 큰 부탁에서 작은 부탁으로 한 발 물러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스는 양보라는 '형식'일 거라고 가정했다.
그렇다면 두번째 부탁은 첫 번째 부탁보다 작기만 하면 객관적으로 큰 부탁이어도 상관이 없지 않을까? 그래도 여전히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런데 이런 전략은 일정 수준까지만 효과를 발휘한다.
처음에 제시하는 요구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극단적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런 경우 처음에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면 거래에 성실하게 임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정말 뛰어난 협상가는 첫 번째 요구를 적당히 과장해 제시한 후, 상대와 작은 양보와 대안을 주고받다가 결국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이 원래 원하던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거절 후 양보'전략에 부작용은 없을까?
궁지에 몰려 어쩔 수 없이 부탁을 수락한 희생자들이 분노할지도 모른다. 희생자들은 여러 방식으로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데,
첫째, 희생자가 상대한테 구두로 허락한 내용을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희생자가 상대를 불신하게 되어 앞으로 다시는 상종하지 않겠다고 결심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가 자주 벌어진다면, 부탁하는 사람은 '거절 후 양보' 전략의 사용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절 후 양보' 전략의 희생자들에게서 이런 부정적 반응이 증가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유?
전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양보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
양보는 명백한 속임수로 보이지만 않는다면 항상 상대방의 양보를 이끌어낼 확률이 높다.
그러나 양보 행동에는 우리가 아직 살펴보지 않은 두 가지 긍정적인 부작용이 따르는데, 합의 사항에 대한 '책임감'과 높은 '만족도'다.
희생자들이 약속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한 걸음 더 나아가 추가 부탁까지 수락하는 것은 바로 이 두 가지 기분 좋은 부작용 때문이다.
기분 좋은 부작용?
책임감
거절 후 양보 전략을 사용했을 때 희생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속을 더 잘 지키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일어난다.
합의사항에 더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이 합의사항을 이행할 확률도 높다.
(거절을 했지만 이후 합의를 했다는 것이 뇌리에 박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함)
만족도
피험자들은 협상 상대가 '거절 후 양보' 전략을 사용했을 때 가장 많은 돈을 내줬으면서도 합의사항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상대의 양보를 통해 합의에 도달했다는 사실 자체에 매우 만족스러워함
'거절 후 양보' 전략은 양보를 통해 승낙을 얻어내는 전략이기에 희생자가 합의 사항에 더 만족감을 느끼며, 기존 합의에 만족도가 높은 사람이 유사한 합의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소매와 판매에 관련한 연구에서 알 수 있듯, 자신이 주도적으로 가격 협상을 진행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구매 과정 전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고 구매량도 증가했음
호의와 설득 전략을 구분하라
상호성과 같은 사회적 원칙의 영향력을 무력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런 원칙들은 일단 활성화되면 매우 광범위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끼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상호성의 원칙이 활성화되기 전에 방지하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항상 최악의 경우만 가정하고 무조건 거절한다면, 상호성의 원칙을 이용할 의도가 전혀 없는 순진한 사람들이 제공하는 선의의 호의, 양보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상호성의 원칙을 이용하려는 사람보다 진정으로 마음이 관대하고 상호성의 원칙을 공평하게 따르려는 사람이 더 많다.
그런 사람들의 선의를 계속 거절하는 행동은 모욕이다. 그리고 결국은 사회적 갈등과 고립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호의와 양보를 모조리 거부하는 것은 추천할 만한 전략이 아니다.
누군가의 호의를 받아들일 때 무조건 선의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누군가 호의를 베풀면 우선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언젠가 보답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우선 상대의 제안이 호의가 아니라 설득 전략이라고 판단했다면 그에 알맞은 대응으로 상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대의 행동이 호의가 아니라 설득 기술이라고 우리가 인식하는 한, 상대는 더 이상 상호성의 원칙을 동맹군으로 활용할 수 없다.
상호성의 원칙이란 호의를 호의로 갚는 것이지, 속임수를 호의로 갚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대의 실체를 파악하라
해충 박멸 업체들은 고객들이 해충 무료진단을 받고 나면 필요한 경우 무료진단을 받은 회사에 해충 박멸 작업을 의뢰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고객들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회사에 작업을 맡겨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이런 상황을 악용하는 일부 파렴치한 해충 박멸 회사들은 고객들이 당연히 가격 비교를 해보지 않을 거라 믿고 의뢰받은 작업에 대해 평균보 다비 싼 가격을 제시한다.
상대의 호의에는 보답해야 하지만, 영업 전략에는 보답할 필요가 없다.
만약 영업사원이 상호성의 원칙을 사용하여 당신에게 이익을 취하려 한다면 영업사원이 제공하는 것을 조용히 받아 챙긴 다음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하고 돌려보내면 된다.
상호성의 원칙에 따르면 남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자신도 이용당하는 것이 공평하기 때문이다.
220617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빚지고는 못 산다, 당한 만큼 갚아줘 야한다,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 은혜를 입으면 갚아야 한다.
좋게 들릴 수도 있고 나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무엇을 받으면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것이 선이든 악이든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오래전부터 사회적 약속이 되어버렸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호의를 배풀일도 받을 일도 참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이 생긴 이후부터 생일이 되면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몇몇 꼭 있다.
축하를 받아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정말 받아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부터 다음번 그 사람들의 생일이 돌아왔을 때 무엇을 선물해줘야 할까 하는 고민까지...
여유롭지 못하다는 이유로 평생 동안 구두쇠처럼 살아왔다. 염치 같은 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내가 사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뭐 어때?라는 생각은 더욱 나를 받는 것에만 익숙한 사람으로 만들어갔다.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 베푼다는 것이 손해로 느껴져, 나에게 특별히 이득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된다면 인간관계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나는 더욱더 내 지갑 속의 돈을 지키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나중에 부자가 돼서 다 갚으면 되는 거 아닌가? 지금 당장은 나도 먹고살기 힘들잖아"라는 자기 최면을 걸어가며 지킨 돈은 지금 보기 좋게 주식계좌에 들어가 말 그대로 묶인 돈이 되어버렸다.
정말 그 당시에도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계좌에 파란불이 들어오고 나니 숨이 턱턱 막혀온다.
최근 들어 생각을 고쳐먹고 친구들에게 받은 만큼 베풀려고 노력 중이다.
작년 나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을 무렵 한 친구는 나에게 서운하다는 표현을 하였고 나와 어울리는 무리들도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취업을 하고 제대로 친구들에게 밥 한번 사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럴만한 것이 내가 취업을 위해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무렵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친구들은 비록 나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지는 않았더라도 내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들과 어울리지 못할 경우 신경 쓰지 말라는 말과 함께 간단한 식사 정도는 책임져 주곤 했다.
아무리 친구사이라도 한계는 찾아왔고, 이렇게 되면 내 주변 모든 사람들을 잃을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단의 조치는 아니더라도 점차 내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 써 보자 생각한 후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베풀기 시작하였는데,
그때부터 주변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회사에서 동료들과 관계도 더욱 원만해졌다.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 그리고 친구들부터 챙기기 시작해야겠다.
대가는 바라지 않는다. 내가 받았기에 돌려주는 것뿐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상호성의 원칙을 잘만 활용한다면 서로 간의 신뢰도 두터워지고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던 도중 타 부서에서 전화가 왔다. 회의 도중 내가 일하고 있는 부서의 담당자가 갑자기 사라져 영어를 할 사람이 없으니 도와줄 수 있냐고 물어본다.
나도 오늘 회의가 있어 20분가량 밖에 시간이 없기도 하고, 솔직히 언제 끝날지도 몰라 올라가기를 망설였는데,
평소 나를 많이 도와주시던 분께서 연락을 해오니 거절할 수 없었다.
운이 좋게도 10분 안에 회의가 마무리되어 다시 내려와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다시 한번 상호성의 원칙의 힘을 크게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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